열전달, 첫 번째 해석
문제를 끝까지 따라가기
이 편에서는 앞에서 계속 예로 든 프라이팬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간다. 개념 설명이 아니라 실제 과정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알루미늄 팬에 플라스틱 손잡이. 바닥이 200도로 가열될 때 손잡이 끝이 몇 도까지 오르는가.
1단계: 무엇을 계산할지 정한다
먼저 정상 상태인지 과도 상태인지 정해야 한다. 7편에서 이 갈림을 이야기했다.
“몇 도까지 오르는가”는 최종 도달 온도를 묻는 것으로 읽는다. 그러면 정상 상태다.
정상 상태를 계산하는 것은 실제로 더 쉽다. 시간을 따라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온도가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상태이므로, 각 점에서 “들어오는 열 = 나가는 열”이 되는 조건을 찾으면 된다.
14편의 식에서 시간 변화 항을 0으로 놓는 것에 해당한다. 그러면 각 점의 온도가 이웃 넷의 평균이 되는 조건이 된다. 이건 반복 계산으로 찾을 수 있다.
대신 얻지 못하는 것이 있다. 요리를 시작한 뒤 3분 만에 얼마나 뜨거워지는지는 알 수 없다. 그건 과도 해석이 필요하다.
2단계: 형상을 단순화한다
실제 프라이팬은 3차원이고 곡면이 있다. 그대로 계산하면 무겁다.
여기서 판단이 필요하다. 열이 주로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가.
손잡이 온도를 알고 싶다면, 관심 있는 열의 흐름은 팬 바닥 → 팬 벽 → 연결부 → 손잡이 → 손잡이 끝 방향이다. 이건 대체로 한 방향의 흐름이다.
손잡이 단면 안에서의 온도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다. 손잡이가 얇으니까.
그래서 2차원 단면으로 근사한다. 팬과 손잡이를 옆에서 자른 단면. 이러면 계산량이 크게 줄고, 우리가 알고 싶은 방향의 흐름은 그대로 남는다.
이게 9편에서 “2차원으로 시작한다”고 한 결정의 실제 모습이다. 정확도를 조금 잃고 속도를 크게 얻는다. 그리고 “손잡이가 위험한가”라는 질문에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
3단계: 값을 채운다
12편의 번역층이 여기서 작동한다. 사용자가 준 것과 시스템이 채운 것.
사용자가 준 것 - 재료: 알루미늄, 플라스틱 - 가열: 바닥 200도 - 관심: 손잡이 끝
시스템이 채운 것 - 팬 지름, 두께, 벽 높이 - 손잡이 길이, 단면 - 연결부 형태와 면적 - 플라스틱 종류와 열전도율 - 주변 공기 온도: 25도 - 노출면의 열교환 조건 - 격자 크기, 수렴 기준
11편에서 말한 대로, 이 목록이 화면에 표시된다. 그리고 열전도율에는 ⚠ 표시가 붙는다. 결과를 크게 바꾸는 값이니까.
4단계: 격자를 만든다
2차원 단면을 격자로 나눈다. 여기서 판단이 하나 있다.
팬 바닥은 두껍고 손잡이는 얇다. 같은 격자 간격을 쓰면, 손잡이 두께 방향으로 격자가 한두 칸밖에 안 들어간다. 그러면 손잡이 안의 온도 변화를 표현할 수 없다.
그래서 가장 얇은 부분을 기준으로 격자 간격을 정한다. 손잡이 두께가 15mm라면 그 방향으로 최소 여섯 칸 정도가 들어가게, 간격을 2.5mm쯤으로 잡는다.
그러면 전체 격자 수가 정해진다. 2차원이고 전체 길이가 40cm쯤이라면 대략 수천에서 수만 개.
폰에서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이게 2차원으로 내려온 이유다. 같은 조건으로 3차원을 하면 격자가 백만 개 단위가 된다.
5단계: 경계조건을 붙인다
각 면에 조건이 붙는다.
- 팬 바닥면 — 200도 고정
- 팬 상면(음식이 닿는 쪽) — 여기가 애매하다. 빈 팬인가, 음식이 있는가. 시스템은 기본으로 공기 접촉을 가정한다
- 팬 측면, 손잡이 표면 — 25도 공기와 열교환
- 손잡이 끝면 — 같은 조건
- 단면의 절단면 — 대칭 조건 (열이 통과하지 않음)
마지막 항목이 2차원 근사의 대가다. 실제로는 그 방향으로도 열이 조금 빠지는데, 2차원에서는 없다고 본다. 그래서 계산 결과가 실제보다 약간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이건 알고 있는 편향이고, 안전 쪽으로 기운 편향이다. 실제보다 뜨겁게 나오므로, 계산에서 안전하면 실제로도 안전하다.
6단계: 계산
정상 상태이므로 반복 계산으로 답을 찾는다.
모든 점의 온도를 초기값(예: 25도)으로 놓고 시작한다. 각 점을 이웃의 평균으로 갱신한다. 이걸 반복하면 온도 분포가 서서히 실제 답에 가까워진다.
언제 멈추나. 한 번 반복했을 때 온도가 거의 안 변하면 멈춘다. “거의”의 기준을 수렴 기준이라 하고, 이건 시스템이 정한다.
수천 번 반복하면 답이 나온다. 이 규모는 폰에서 몇 초 안에 끝난다.
7단계: 결과 읽기
숫자가 나온다. 손잡이 끝 온도.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이 숫자를 얼마나 믿을 수 있나.
우리가 한 근사를 다시 세어보자.
| 근사 | 방향 |
|---|---|
| 2차원 단면 | 실제보다 뜨겁게 |
| 정상 상태 (최종 도달) | 실제 사용보다 뜨겁게 |
| 플라스틱 종류 추정 | 불확실 |
| 형상 치수 추정 | 불확실 |
| 복사 열손실 무시 | 실제보다 뜨겁게 |
앞의 다섯 중 셋이 같은 방향으로 기울어 있다. 실제보다 뜨겁게 나오는 쪽.
그래서 이 결과는 “이 정도까지 뜨거워질 수 있다”는 상한으로 읽어야 한다. 정확한 예측이 아니다.
그리고 이게 우리 도구의 성격이다. 정확한 값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빠르게 주는 것이다. 상한이 안전하면 결론이 나온다. 상한이 위험하게 나오면 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열 번 시도한다
여기서 진짜 가치가 나온다.
이 계산은 몇 초면 끝난다. 그러면 조건을 바꿔가며 반복할 수 있다.
- 플라스틱 대신 나무 손잡이면?
- 손잡이를 3cm 길게 하면?
- 연결부 면적을 절반으로 줄이면?
- 스테인리스 팬이면?
각각 몇 초. 열 번 해도 1분이다. 그리고 12편에서 말한 대로, 변형형 입력은 격자를 다시 만들지 않으므로 더 빠르다.
절대값이 부정확해도, 조건을 바꿨을 때의 변화 방향은 신뢰할 수 있다. 손잡이를 길게 하면 온도가 내려간다는 것, 그 폭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 설계 판단에는 이게 절대값보다 중요하다.
3편에서 말한 “비어 있는 중간층”이 이런 모습이다. 정밀하지 않지만, 방향을 알려주고, 열 번 시도할 수 있는 도구.
다음 편에서는 이 계산에서 가장 결과를 많이 바꾸는 부분을 들여다본다. 경계조건이다.
다음 편 예고 — 경계조건이 결과를 바꾼다. 같은 형상과 재료라도 경계에서 무엇을 가정하느냐에 따라 답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확인한다.